사지 다 묶어놓고 억지로 약을 먹이는 것처럼, 아이의 다리를 내 다리 사이에 꼭 끼워 넣은 채 입을 벌려 약을 짜 넣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의 기억을 가만히 돌이켜보면, 아이에게 약 한 모금 제대로 먹이는 일조차 엄마다운 삶을 살아내기 위해 매일같이 치러야 하는 거대한 전쟁과도 같았습니다. 눈물과 떼쓰기, 그리고 미안함이 뒤섞인 그 작은 방 안은 날마다 피 말리는 전투 현장이었습니다. 1년 내내 기침 소리가 끊이지 않던 두 살, 세 살의 나날들장이 서는 거리처럼 늘 바쁘게 돌아가던 일상 속에서, 아이를 애기 때부터 키우며 직장 생활을 이어가야 했던 터라 일찍부터 어린이집에 보내야 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품에 두고 보듬어주고 싶었지만, 현실의 무게는 아이를 일찍 세상 밖으로 내밀게 만들었습니다. ..
“이 나이 먹도록 대체 난 뭐 하고 산 겨”얼마 전 아는 분과 요리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내가 참말로 요리를 모르고 못 하는구나’ 싶어 혼자 속으로 중얼거린 말입니다.된장찌개를 끓일 때 저는 그저 처음부터 된장을 풀고 물이 끓으면 호박과 감자를 던져 넣는 줄만 알고 평생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육수를 먼저 내고 채소를 넣어 채수를 뺀 다음, 맨 마지막에 된장을 풀어야 국물이 깔끔하고 깊은 맛이 난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된 겁니다.곧 딸아이 결혼을 앞두고 있어 마음이 더욱 조급해집니다. 이제 곧 사위가 집에 인사도 오고 밥 먹으러 들를 텐데, ‘이 장모라는 사람이 백년손님 대접을 이상하게 한다’고 생각하진 않을까 걱정이 태산입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딸아이에게 “사위 오면 밥을 어떻게 차려줘야 하니?” 하..
예전엔 '저 사람 개새끼 낳은 건가' 했는데 지금 내가 엄마가 뭐 해줄게 하고 있습니다. 11년 전 까망이를 데려온 후의 제 모습이 딱 그랬습니다.반려동물 케어 11년, 내가 다 했다딸아이가 11년 전에 까망이를 집으로 데리고 들어올 때는 자기가 전부 케어할 거라고 호언장담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11년 동안 그 수발을 전부 제가 다 들고 있습니다. 매일 밥을 챙겨주는 것부터 시작해서 필요한 용품들을 사 오는 것까지 전부 다 제 몫이었습니다. 정작 데리고 온 자식 녀석은 경제 활동을 안 하니까 최고급으로 사주고 싶어도 사줄 수가 없어서, 결국 제 돈을 들여서 다 사주게 되더라고요. 아들이 데리고 온 하얀 고양이 두 마리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이 녀석들도 자기들이 알아서 다 케어하겠다고 호기롭게 데..
“가을 저녁 부엌에서 출산”옛날 시골 깡촌에서는 새집을 짓고 출산을 하면 부엌에서 낳는 게 좋다는 말이 있어서, 어머니가 가을날 저녁을 먹고 설거지까지 마친 뒤 부엌에서 나를 낳았다고 합니다. 사주를 보려면 출생 시(태어난 시간)가 정확해야 한다는데, 당연히 시계도 없던 시절 부모님 기억에만 의존하는 얘기라 내 진짜 태어난 시각은 아무도 모른다고 봐야죠. 심지어 주민등록상 생년월일과 실제 생일도 차이가 납니다. 나처럼 나이가 좀 있거나 시골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자기 난시(태어난 시간)를 정확히 아는 경우가 드물 텐데, 과연 AI가 보는 사주는 얼마나 맞을지 호기심반 의심반으로 시작해 봤습니다. AI 사주, 출생 시간부터 물어봅니다얼마 전 호기심에 GPT로 AI 사주를 보려고 컴퓨터 화면을 켰는데, 이 녀..
"썩어서 구더기 생기고 초파리 바글바글 냄새 진동"시골에서 부모님이 땀 흘려 농사지어 보내주신 소중한 양파. 처음 박스를 풀어보았을 때는 자식 챙겨주려는 그 따뜻한 마음이 먼저 느껴져 참 감사했습니다. 잘 보관해서 오래오래 알뜰하게 먹어보겠다는 다짐을 하며 베란다 햇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을 찾아 소쿠리에 나름 모셔두었습니다.하지만 잠깐 한눈판 사이에 베란다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어 버렸습니다. 남들은 인터넷에 나온 각종 보관 꿀팁으로 몇 달씩 멀쩡하게 잘만 먹는다는데, 어째서 내 베란다에서는 결국 이런 비참한 꼴이 나고 만 것일까.그림의 떡 같은 '스타킹 보관법'과 현실적인 한계인터넷이나 TV 살림 정보 프로그램, 유튜브 등을 보면 양파 보관 꿀팁이라고 나오는 정보가 정말 넘쳐납니다. 겉껍질..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일상 속 물건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숨겨진 뜻밖의 깊은 배려와 이야기를 발견하곤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음료를 마실 때 쓰는 '주름 빨대'입니다. 구부러지는 주름 빨대가 처음 만들어진 계기는 아파서 누워있는 어린 아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고민하던 어느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이처럼 세상의 수많은 아이디어와 발명은 거창한 연구실이 아니라, 누군가의 사소한 불편함을 지나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편해질까?"를 고민하는 따뜻한 마음에서 시작됩니다.내버려 두면 끊임없이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저 역시 일상을 살아가거나 직장에서 업무를 할 때, 더 나은 방법과 효율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관찰하고 시도하는 편입니다. 사실 특별한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