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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단을 해야 하나요?

write64521 2026. 7. 29. 22:54

 

결혼반지와 예단 보자기가 함께 놓인 모습으로, 새로운 출발과 두 가족의 따뜻한 인연을 상징하는 이미지.

비혼주의를 외치던 딸아이가 어느 날 뜬금없이 결혼을 하겠다고 했을 때, 솔직히 앞이 깜깜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또 이런 질문을 던지네요.

"엄마, 예단은 꼭 해야 해?"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결혼할 때만 해도 예단은 선택이 아닌 당연한 절차였습니다. 양가 어른들께 드릴 이불, 반상기, 한복을 준비하고, 작은 것 하나까지 신경 쓰느라 부모나 자식이나 마음 편할 날이 없었지요. '예단을 잘해야 예의를 갖춘 것'이라 믿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딸아이의 결혼을 준비하다 보니 분위기가 정말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엄마, 우리는 서로 부담 없이 했으면 좋겠어."

그 말을 듣는데, 문득 시대가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남들의 시선과 형식을 먼저 떠올렸다면, 요즘 아이들은 서로의 형편과 마음을 먼저 살피고 있었습니다.

 

예단과 예물, 이름은 비슷하지만 의미는 다릅니다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가장 많이 헷갈리는 것이 바로 예단과 예물입니다.

예단은 전통적으로 신부 측에서 신랑 집안에 감사와 예의를 담아 보내던 선물을 말합니다. 과거에는 이불, 반상기, 한복처럼 실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았고, 지역이나 집안에 따라 예단비를 함께 보내기도 했습니다.

반면 예물은 신랑과 신부가 서로에게 주고받는 선물입니다. 결혼반지나 목걸이, 시계처럼 두 사람이 새로운 출발을 기념하며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전에는 예단과 예물을 모두 갖추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요즘은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두 사람이 충분히 상의한 뒤 예단을 생략하거나 간소하게 준비하는 경우도 많고, 예물 대신 신혼집이나 여행에 비용을 더 쓰는 부부도 적지 않습니다.

결혼 문화도 시대에 맞게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은 예물 풍경도 참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예전처럼 반지, 목걸이, 귀걸이 세트를 거창하게 갖추기보다는 '웨딩링(결혼반지)' 하나에 집중하거나, 그마저도 서로 상의해 실용적으로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딸아이와 이야기 나누다 보니, 요새는 금값이 워낙 오르다 보니 꼭 필요한 반지만 하나 주고받거나, 조금 더 실용성을 챙겨 평소에 편하게 차고 다닐 수 있는 팔찌 정도로 간소하게 대체하기도 한답니다.

"엄마, 거창하게 다 갖춰봐야 장롱 속에만 들어가 있잖아."

딸아이 말을 듣고 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비싸고 화려한 보석함보다, 두 사람이 매일 부담 없이 착용하고 다닐 수 있는 작은 정표 하나가 요즘 아이들에게는 훨씬 의미 있는 모양입니다.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배려였습니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느낀 점은 딱 하나였습니다.

예전에는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 '남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가 참 중요했습니다. 저희 때만 해도 괜히 예단이나 예물을 적게 해 가면 시댁 눈치가 보이고 주눅 들기 일쑤였지요. 심지어 "예단을 이것밖에 안 해왔냐"며 시어머니에게 구박을 받았다는 어두운 이야기들도 심심찮게 들리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을 보면 저희 때보다 훨씬 현명하고 당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들의 시선이나 체면보다 **'우리 부부와 가족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니까요.

예단을 꼭 해야 한다는 집도 있고, 서로의 부담을 덜기 위해 과감히 생략하는 집도 있습니다. 어느 한쪽만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남들의 기준에 맞추는 허례허식이 아니라, 양가가 충분히 대화하고 서로의 형편을 배려하는 마음입니다. 억지로 형식을 따르려다 기쁜 날이 상처로 남아서는 안 되니까요.

결혼은 남들과 경쟁하는 자리가 아니라, 두 사람이 새로운 가족으로 걸어 나가는 따뜻한 시작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결국 남는 것은 예물도 예단도 아닌 사람입니다

결혼을 앞둔 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저도 제 결혼식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형식에 얽매였는지, 왜 남의 시선을 그렇게 의식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조금은 아쉽기도 합니다.

물론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면 결혼 문화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단을 많이 했다고 더 행복한 결혼이 되는 것도 아니고, 예물을 비싸게 준비했다고 더 좋은 부부가 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오히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 양가 부모님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 작은 일도 함께 의논하며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는 법입니다.

딸아이의 결혼을 준비하면서 저 역시 많은 것을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예단과 예물의 진짜 의미를 찾아보게 되었고, 예전에는 당연했던 것들이 지금은 선택이 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시대는 변해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결혼은 물건을 주고받는 행사가 아니라 두 사람이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하고, 두 가족이 따뜻한 인연을 맺는 소중한 시작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딸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습니다.

 

"예단보다 중요한 것은 배려이고, 예물보다 오래 남는 것은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란다."

 

그 마음만 잊지 않는다면 어떤 방식으로 결혼을 준비하든, 그 시작은 충분히 아름다울 것이라고 믿습니다.